이스탄불의 기적 04-05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왜 이스탄불의 기적이냐

전반에 3골이나 앞서나가며 경기 내용까지 주도했던 밀란이 후반에 3골을 내리 실점하며 귀신같이 역전패했고 그 결승전이 있었던 곳이 터키의 이스탄불이었기 때문에 그리 지칭된다.

간혹 밀란팬들을 중심으로 "사기극" 이라 이름 불리는데, 

스미체르의 두 번째 골 장면에서 오프사이드 위치에 팀 동료가 있었기 때문이고, 세번째 골장면에서도 제라드의 헐리웃 액션을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5년, 지금의 모습으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두 팀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왔다.

8강에서 인테르를 개작살 내고, 4강에서 박지성의 PSV를 꺾은 AC 밀란.

8강에서 유벤투스, 4강에서 첼시를 힘겹게 꺾고 올라온 리버풀..

 

대부분의 축구전문가들과 도박사들은 AC밀란의 승리를 점쳤다.

8강에서 인테르를  종합스코어 5:0 으로 개작살내고 올라온 밀란에 비해 리버풀은 정말 힘겹게 간신히 한 점차로 올라오는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양 팀의 스쿼드에서도 비교 자체가 불가할 정도의 무게감이 그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이름만 딱 봐도 알만한 놈은 제라드나 알론소 정도고, 02 월드컵 폴란드전을 기억한다면 골키퍼 두덱까지.

그 외에 선수들은 축구에 관심이 깊지 않다면 알기 힘든 정도의 네임밸류가 리버풀이었다.

반면 밀란은 게임에서나 구현될 법한 스쿼드를 자랑하고 있었다.

철의 포백이라 불리는 말-네-스-카 라인 (리그까지 통틀면 꽤 많이 가동되진 않았지만,  16강 맨유전, 8강 인테르전, 4강 PSV전에서 맹활약을 펼쳤고, 박지성에게 실점하기 전까진 단 한 점도 실점하지 않은 최강의 수비라인이었다. ) 

미드필더들 또한 어디 내놔도 후달리지 않는 가투소- 피를로- 시드로프

공격진은 말할 것도 없이 당대 최고의 공격라인이라 할 수 있는 카카- 셰브첸코- 크레스포 였다.

경기의 흐름도 예상과는 다르지 않게 흘러갔다.

킥 오프 1분 만에 리버풀의 좌측에서 카카가 프리킥을 얻어냈고, 피를로가 지체없이 차 올린 것을

밀란의 캡틴 말디니가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한다.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카카의 스루패스를 받은 셰브첸코가 반대편에 위치한 크레스포에게 낮은 크로스.

크레스포는 이것을 가볍게 골로 연결시켜 2:0으로 만들어 버린다.

여세를 몰아 계속해서 공격하는 밀란은 끝내 카카의 킬러패스를 이어 받은 크레스포가 3번 쨰 골을 연결시키며

밀란의 우승에 커다란 희망을 안겨줬다............

그렇게 맞이한 후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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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라드의 헤더, 스미체르의 강력한 중거리슈팅, 제라드가 얻어낸 pk를 알론소가 시도.

디다가 막아냈지만 재차 달려들어 3:3 동점을 만들어 버린다..

연장전에선 시종일관 밀란이 때려대는데  117분 7초...

 

축구사를 통틀어 아마 가장 불가사의한 장면이 아닐까 한다.

 

당대 셰브첸코는 유럽을 넘어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불리던 선수였는데, 골문 앞 1미터에서 무려 두 차례의 슈팅이 연달아 막혀버린다.

이에 대해 셰브첸코는 "두덱이 정말 잘막았다"  두덱은 "운이 좋았다" 라며 인터뷰를 남겼다.

그렇게 연장까지 120분 혈투 끝에 양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한다.

믿었던키커 피를로가 막히고

브라질의 콩코드 세르지뉴까지 실축..

두덱의 현란한 춤사위에 마지막 키커 셰브첸코도 실축을 해버린다..

0203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부폰을 상대로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키커로 나섰지만, 

이번엔 패배를 확정짓는 키커가 되어 버리고 만다.

 

결국 아쉽게도 빅이어를 뒤로하는 세브첸코와 말디니

다행히도 2년 뒤 카카를 필두로 리버풀을 박살내지만 이스탄불의 쓰라림은 아직도 밀란팬들에겐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