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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호떡의 유래

이싸빅 2021. 3. 30. 08:34

겨울 간식의 대명사 쫀득 쫀득 호떡

추운 겨울 거리를 지나가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고소한 호떡 냄새는

굉장히 매혹적입니다.

 

또 한 입 배어물었을 때 너무 뜨거운 나머지 입 벌리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험도 있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맛있는 

호떡은 언제, 어디서 왔을까요?

 


호떡의 "떡" 즉 병(餠떡 병)은 본래 중원 한족의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원래 한족은 

쌀가루로 쪄서 만든 떡 '이()'

 인절미처럼 치대서 만드는 '자(瓷)'를 주로 먹었죠.

그러나 한나라 때에 밀이 보급되고

밀가루 떡인 '병(餠)'을 먹게됩니다.

 

특히 이런 밀가루떡은 시대가 지나감에 따라 기름에 지지듯이 굽는 방식이 생기는데, 

이것은 원래 한족의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이 기름에 밀반죽을 지져서 만드는 음식은 원래 중앙아시아나 중국 서북쪽 유목민들의 음식이었죠.

 

그러다가 한나라 시절, 밀이 보편화되자 중원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특히 당시 황제였던 영제는 참깨를 뿌린 거대한 호떡을 순식간에 

먹어치우는 참깨호떡 매니아 였다고 합니다.

(기름에 지지지 않고 화덕에 붙여서 굽는 방식도 자주 사용됐습니다)

 


(현재도 위구르 지역에서는 당시와 큰 차이가 없는 전통적인 빵을 먹습니다.)

 

그렇게 병은 중국인들의 사랑을 계속 받아왔고

당나라 시대에 여러 종류로 분화했습니다.

기서 나오는 호떡의 직접적인 조상은 소병

 

소병은 당나라시대 생겨난 음식으로, 

밀가루 빵 안에 고기와 채소를 넣어 먹는 만두나 파이같은 음식이었습니다. 

특히 중국 북부 지방에서 식사용이나 간식용으로 사랑받았습니다. 

 

한족이 소병을 즐겨 먹기 시작하면서 소병은 만주와 몽골 등 주변 국가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러나 밀이 부족하였던 한반도에는 들어오지 못했지요.

 

 

(안녹산의 난 때 피난길에 오른 양귀비가 마지막으로 먹었던 음식도 이 소병입니다.

하층민부터 상류층까지 모든 계층에게 사랑 받았던 음식이었죠.)

한족이 소병을 즐겨 먹기 시작하면서 소병은 만주와 몽골 등 주변 국가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러나 밀이 부족하였던 한반도에는 들어오지 못했지요.

 



그러다가 1882년, 임오군란 시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옵니다.

파병 온 청군을 따라서 수십명의 화교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었고,

이들은 청군 철수 이후에도 조선에 남아서 고향의 음식인 소병 장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소병들은 점점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서 

꿀,조청,설탕 등이 들어간 달달한 간식으로 변화합니다.

 

이 달달한 간식의 본래 이름은 화소(火燒) 또는 ‘고병’(枯餠)'

이었지만 점점 오랑캐(중국인)들의 떡이라는 호떡으로 불리게 됩니다.

또한 일본인들은 중국빵이라는 뜻의 지나빵이라고 물렀습니다.

 

특히 1920년대에 수천명의 화교가 들어오면서 호떡은 점점 더 인기가 많아졌습니다.

호떡집에는 항상 사람 들이 모여있었고 

"호떡집에 불났다"라는 표현도 이때 생기게 되죠.

 

해방 후에도 호떡은 여전히 인기 있엇습니다.

 



625 전쟁이 끝나고 누군가는 학비를 벌기 위해서, 

누군가는 가족들을 먹여 살리려고 호떡 장사를 하였지요.

모두가 힘든 시기에 사람들의 돈벌이이자, 간식이었고, 추억이었습니다.

 

또 부산에서는 피난민들이 여러 씨앗들을 호떡에 넣어 먹으며 

씨앗 호떡이 탄생하기도 했지요.

 



2000년대에 들어서고 나서

이제 호떡들도 다시금 시대의 변화에 맞춰 변화하고 있습니다.

 



저렴한 길거리 간식 이미지를 벗어난 브런치나 디저트로

 



혹은 녹차, 초콜릿, 버터 등 여러 퓨전 호떡들이 나오고 있죠.

 

앞으로의 호떡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아마 민트초코 호떡이 유행하지 않을까' 라는 재밌는 상상을 해보며 글을 끝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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